
“땡스 포 쉐어링”(Thanks for Sharing.)이란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어느 성중독자가 익명의 성중독자 모임(Sex Addiction Anonymous, SAA)을 통해 성중독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다룬다. 성중독자는 영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형편없는 인간으로 평가받고, 때로는 범법자로서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또한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성에 중독된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중독자들과는 다르게 성 중독자는 흔히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과 프로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me,too”운동에서 보듯이 공공연한 장소에서 성추행하거나 사회적 직위를 이용하여 성폭행을 자행한 고위층 인사들이 많다. 모두 멀쩡해 보이지만, 실은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다. 물론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성 중독자인 경우도 흔하다. 동성애자 중에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이태원 클럽에 갔던 게이들 때문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블랙수면방’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그곳은 잠자는 곳이 아니라, 게이들이 쌍쌍이 혹은 집단으로 섹스하는 곳이라 한다. 게이들조차도 그런 곳을 이용하는 자들을 저질로 평가할 만큼 음란한 곳이다. 블랙수면방을 자주 이용한다면, 성 중독자임이 틀림없다. “n번방과 박사방”사건도 성중독과 관련이 있다. 주동자인 조주빈은 소시오패스이지만, 비싼 가입비를 내고 유료 회원이 된 사람들이 음란물 중독에 빠진 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성중독자는 통계상 성인 인구의 5%정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휠씬 더 많을 것이다.
그들도 3C라고 부르는 일반적인 중독의 특성을 보인다. 성에 대한 강박적 집착(Compulsive), 성에 대한 통제력의 상실(Loss of Control), 그리고 나쁜 결과에도 불구하고 성행위를 지속해서 하는 것(Bad Consequence)이다. 물론 내성과 금단증상도 있다. 중독자는 성적인 자극에 대해 일반인보다 휠씬 예민하다. 성충독이 일어나면 성추행이나 성행위를 할 수 있는 대상을 강박적으로 찾는다. 성행위가 끝나면 다른 중독자처럼 우울과 불안에 빠지고, 심한 공허감과 자책감으로 괴로워한다.
성중독자는 자신을 혐오하고 증오한다. 그들은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없으며 더럽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함으로서 자기를 처벌한다. 어느 청소년 성중독자는 밤새 음란물을 보며 몇 번의 자위를 하고는 자신에게 ‘병신 같은 새끼, 나가 뒈져버려’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한다. 이렇게 자신을 혐오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어린 시절에 신체적, 정서적, 성적으로 학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나는 사랑스럽지 않다’는 부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그들은 병적인 수치심과 분노와 외로움에 시달린다. 오랫동안 성중독자를 치료하고 우리나라에서 성중독 세미나를 열었던 마크 레이저 박사도 성중독자였는데,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반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던 것이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성중독 치료의 핵심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자기 사랑’은 이기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마땅히 사랑스럽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기본적인 자기애’를 말한다. ‘기본적 자기애’가 있어야 한 개인으로서 당당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진실한 교재를 할 수 있다. 성중독자는 자신에게 더 나은 느낌이 들게 되면, 그만큼 중독적 행위를 덜 하게 된다. 또한, 성중독을 극복하려면 성적 공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공감과 지지를 받을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상담을 받거나 익명의 성중독자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교회야말로 성중독자에게 필요한 공동체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고, 진심 어린 나눔과 공감이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3:17). 이 말씀을 믿고 받아들이면, 가장 효과적인 성중독의 치료제가 될 것이다.
[성중독 자가 진단]
너무 자주 섹스를 요구해 파트너와 다툰 적이 많다.
하루라도 섹스를 하지 않고는 잠을 자지 못한다.
술자리를 하면 반드시 섹스로 끝나야한다.
섹스를 할 수 있다면 어떤 여(남)성이건 상관없다.
섹스를 못하면 자위라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변태적인 섹스에 대한 강한 충동을 느낀다.
자신이 섹스를 너무 밝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문득문득 생긴다.
하고 싶을 때 섹스를 못하면 불안해서 견디기 힘들다.
실제적인 성관계 외에도 간접적인 섹스(포르노, 인터넷)를 즐기는 시간이 거의 매일 있다.
<8개 이상 : 심각(치료 필요) / 6개 이상 : 주의 필요>
Komment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