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고 아빠를 구타하는 문제로 부모가 상담 받으러 왔다면 이 가정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개인 상담과 가족 상담이다. 개인 상담은 큰아들을 직접 상담하는 것이다. 가족 상담은 가족 전체를 상담하는 것이다. 가족 상담은 큰아들을 문제아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가족에 역기능적(Dysfunctional)인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큰아들이 나타내고 있다고 본다. 가족의 문제가 해결되면 큰아들의 문제도 사라진다. 이 글은 가족 상담에 관한 것이며, 가족 상담법들 중 구조적으로 가족을 이해하고 돕는 방법을 소개한다.
가족 구조(Family Structure)란 가족 구성원들의 상호작용하는방식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패턴화 된 것을 말한다. 가족 구조에 따라 가족들은 언제, 어떻게, 누구하고, 어느 정도로 관계 할 지를 결정한다. 가족의 구조적 접근은 가족도 집이나 건물처럼 구조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3층 짜리 건물이 있다면 각 층이 있고 각 층에는 방이나 거실, 그리고 화장실 등과 같이 용도에 따라 구분 짓는 벽이 있다. 이를 가족에 적용해보면, 벽은 가족의 경계선을, 층은 위계 질서를 의미한다. 위 사례에서 어머니는 자녀의 문제를 외면하고 회피한다. 아버지는 아내의 그런 태도를 비난하며 자주 다툰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매우 엄하고 심하게 통제적이다. 큰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게임에 몰입했는데, 이 때문에 아버지한테 야단을 많이 맞았다. 큰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며 학교에 가지 않았고 집 밖을 거의 나가지도 않았다. 또 덩치가 커지면서 야단치는 아버지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큰아들의 폭력적 행동에 아버지도 잘 대처하지 못했고, 어머니는 방관했다. 아버지는 큰아들의 문제가 어릴 적부터 아내가 교육을 잘못시켰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는 막내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위로 받고 살았다.
위 가족은 몇 가지 역기능적인 문제들이 있다.가족 구조에서는 하부 구조로 부부, 부모,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의 관계 패턴을 중요하게 본다. 각 하부 구조는 고유한 역할과 권한,그리고 책임과 한계가 설정된다. 그런데 위 가족은 하부 구조가 뒤틀려있거나 약해져 있는 상태다. 이 가족은 먼저, 가족구조를 유지하는 기초인 부부관계에 금이 간지 오래다. 건강한 가족은 부부가 서로 신뢰하고 집안의 대소사를 즉, 용돈, 살림비용, 자녀 양육, 재산관리등에 관해 서로 합의하고 협상해서 결정한다. 이는 부부가 서로 권력과 책임을 적절히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례의 부부는 그런 합의와 협상 없이 살아왔다.
둘째, 아버지가큰아들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과 어머니가 큰아들의 문제행동을 외면하고 묵인해 온 것이다. 이것은 부모의 권위가 상실되었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 부모가 큰아들에게 휘둘리게 되고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된 것이다.
셋째, 어머니가 막내딸과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가족들 사이의 편 가르기를 해왔다. 이를 제휴(Alliances)라고 한다. 제휴는 한 개인이 다른 가족 구성원과 편을 먹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관철하거나 대립하는 것이다. 가족 내 세대 간의 제휴가 있을 때 위계질서는 무너진다. 또 제휴 관계에 있는 자녀는 부모 관계에 끼어들어 나이에 맞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며, 걱정과 불안이 많고, 이후‘성인 아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가 하면 가족에는 경계선이 존재한다. 여기서 경계선이란 가족 구성원 간 친밀함과 의사 교류 정도를 말한다. 경계선은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경직된 경계선은 ‘나는 나, 너는 너’라는 방식으로 사는 특징이 있다. 가족들이 서로 무관심하고 교류를 최소한으로 하며 살게 된다.
반대로, 밀착된 경계선은 “너도 나, 나도 너”라는 방식으로 산다. 이런 가족은 가족들이 접촉과 의사소통이 지나치게 많아서 간섭과 관여가 심하고 갈등이 자주 일어난다.제일 바람직한 것은 명확한 경계선이 있는 가족이다. 이는 가족들이 대체로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나 필요하다면 서로 지지하고 관여하는 관계 방식이다. ‘우리’와 ‘나’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가족이다. 우리의 가족 구조는 어떨까? 하위 구조, 위계 구조, 경계선, 제휴라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우리 가족을 평가해 보고 기능적이지 못한 점들이 있다면 변화를 주려고 노력해 보자.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22:6). 가족 구조적 관점으로 보면, 이 말씀은 부모의 역할과 권위,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위계질서, 자녀의 임무와 한계, 부모와 자녀의 경계선 등이 전제된 것 같다.우리가 하나님 말씀대로 살려고 애쓸수록 더 건강하고 기능적인 가족 구조를 이루며 살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Comentarios